[서평] 왜 착한 사람에게 나쁜 일이 생길까

꿈과현실사이 2019. 11. 3. 15:43

 

 

헤럴드 S. 쿠쉬너 저, 김하범 역, 도서출판 창

누구나 한 번쯤 '왜 나에게 이런 일이 생길까?'라는 생각이 들었을 때가 있을 것이다.
 
잘 되면 내 탓, 못 되면 조상 탓이라는 속담처럼 이 생각은 안 좋은 일이 생겼을 때 드는 생각이다.
 
사업에 실패하고, 사랑하는 사람과 헤에고, 가족이나 내가 몹쓸 병에 걸리거나 집안에 안 좋은 일이 생기면 그런 생각이 가장 먼저 든다.
 
나 또한 '나는 운 좋은 사람이라 안좋은 일은 내게 해당되지 않는다'라고 여기며 살아왔기에 90프로의 성공률인 조혈모세포이식이 실패했다는 것이 믿기지 않았다.
 
그 사실을 받아들이고, 어떻게 그 난관을 해결해야하는지 스스로 인지하고 결정하기도 전에 의료진은 실패와 동시에 재이식 결정을 나에게 통보하고 재이식 절차를 진행했다.

'차만 타면 멀미를 하는 사람이 그 차를 일주일 넘게 타고 이제 다시는 그렇게 길게 차를 탈 일이 없다.'

'한 번은 얼떨결에 차를 타 견뎠지 알고는 절다 못 탄다.'
 
이런 생각으로 일주일을 견뎠는데 또 그 차를 타란다.

난 정말 타고 싶지 않았다.


샤워하는 게, 손톱 깎는 게 힘들었다면 믿어질까?
 
그런 일상적인 것들을 혼자 해야 하는 게 너무 벅차 2일마다 돌아오는 침대 시트 가는 날, 3일마다 돌아오는 샤워하는 날, 그리고  일주일마다 손톱을 깎아야 하는 날이 다가올 때면 스트레스가 심했다. 그 일을 마친 날은 '이제 3일은 안심할 수 있어' 또는 '일주일은 잊고 있어도 된다'라는 식의 안도감마저 들었다.
 
그렇게 버틴 고욕 버스는 그걸로 끝나지 않았다. 도미노처럼 후유증과 합병증이 생겼고 그때마다 드는 생각은 내가 나쁘게 살았는지, 다른 사람들 마음을 아프게 해서 내가 벌을 받는 것인지, 살면서 겼었던, 경험했던 일들을 기억해내려 애쓰는 등 과거일을 생각하고 생각했다.
 
그러나 내가 나쁘게 살아서라고 사람들 앞에서 농담 식으로 웃으며 얘기하는 것은 그 일이 지나고 지금은 나아졌기에 그렇게 얘기할 수 있겠지만, 그 일이 진행 중이고 점점 더 예측 못한 일들이 생긴다면 농담조가 아닌 진심으로 자신의 삶을 돌아보게 된다.

그러고 난 뒤 얻는 결론은 이렇게 심한 일들이 생길 정도로 나쁘게 살지 않았고 더 못되게 한 사람들이 얼마나 떵떵거리고 사는지를 비교하며 나에게 생긴 일들에 대해 신에게 원망을 하게 된다.
 
신앙심이 깊은 사람들은 고난을 달게 받겠다고 얘기하지만 그게 진심일까? 남의 자식이 몹쓸 병에 걸려 고통받고 있을 때라면 신이 주는 고난을 달게 받으면 복이 온다는 말로 위로 아닌 위로를 할 수도 있다.

하지만 나에게, 아니 어린 내 자식에게 몹씁 병이 생기고 사람들이 뒤에서 수군거리거나 혼자서는 일상생활 조차 할 수 없는 상태로 평생을 살아야 한다면 예배시간에는 고난을 달게 받겠다는 마음이 '잠깐' 들 수도 있겠지만 집으로 돌아가 현실을 마주할 때면 막막할 것이다.

 

이 책은 랍비(기독교에서 목사나 전도사)에게 하나뿐인 아들이 병에 걸려 세상을 떠나면서 인간적인 생각과 종교인 입장에서 그간 했던 말과 행동을 돌아보며 솔직한 생각을 적은 책이다. 

나의 생각, 가족들의 태도, 종교인의 말과 행동을 겪으면서, 가장 힘든 사람은 나밖에 없고, 아무도 그 심정을 이해할 수 없다는 생각으로 사람들을 믿지 않게 되었다. 그러던 중 이 책을 우연히 어느 전자도서관에서 읽게 되었고 내 마음을 알아주는 이를 만난 것처럼 눈물이 났었다. 

 

한 번쯤 왜 착하게 산다고 살았는데 이런 일이 생기나 싶은 생각이 든다면 이 책을 읽어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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